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囊中之錐:낭중지추

4월 14일 금요일 : 11칸 4월 21일 금요일 : 18칸 하루에 한 칸 정도, 봄이 되어서 집 짓고 알 낳는 쌍살벌. 약 뿌릴 자격이 있는지 아직 생각중이다. 벌침에 취약한 인간들에 대해서도 생각중이다. 밤 새우고 싶지만 내일을 위해서 자기로 결정했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아는 것을 남도 알고 있으리라 착각하지 않을까? 그건 말할 필요도 없다. 오랜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나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처받은 일이 있다. 생각보다 상처는 커서 큰 충격이었다. 남이 나를 몰라주는 것에 슬퍼하지 말고, 내가 남을 몰라주는 것에... 그런 말도 암만 읽어보았자 별 소용이 없다. 닥치면 말문이 막힌다. 나는 남들과 같아지려고 하는데, 남들은 나와 같지 않고 저멀리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편이다. 얼마전에 김군이 한 말에 깊이 공감했다. 내가 부족함에 남에게 다가가기 부끄럽다. 공부는 무용한 것이라고 하고 무용이 곧 용이라고 하신다. 그렇다면 무용과 용은 어떻게 다를까? 자세히 설명해주셨지만 또 엉뚱한 곳에 방점을 찍고만다. 찍고 만다. 질문이나 대화는 어렵다. 다른..
눈물이 늦은 편... 잘 생각해보면 슬프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을 잘 못하는 편이다...! 원인을 모르면 더 힘든 편, 그런 편, 각자 애도의 방식이 있는 편, 그런 편. 일상대화의 부재에 적응을 잘 못하는 편이다.
토요일 밤에는 언니들과 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상처를 주고 말았다. 난 을 몰라. 을 이해할 수 없어. 나는 하지 않아. 저번에 s씨가 맞아요~ 행복은 추구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래요~ (맞나? 이렇게 말했던가?) 라고 했는데 사랑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사랑을 회피하면서 내 피해의식을 견고하게 하고 있다. 어제는 에 대한 발언을 들었다. 난 못 들은 척 했다. 정당방위는 침해자에게 던지는 또 다른 가해행위란다. 상처는 그렇게 잘 받으면서 사랑은 왜 외면하는가? 알쏭달쏭한 인간의 의식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밖으로 사랑을 발신하려고 한다. 거듭 알쏭달쏭.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쉬울 때가 있고,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쉬울 때도 있다. 내 의지로 되지 않는 일들과 내 의지로만 되는 일들. 새해가 ..
작년에는 신년 계획을 세웠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난해를 돌아보기에도 기억나지 않는다. 의욕 없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올해에도 아직 연하장을 만들지 않았다. 구정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 그래도 2022년은 - 지난 2년동안 나에게는 많은 일과 변화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는 한 해이지 않았나 싶다. 잘 소화가 되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2023년은 새로운 해가 되기를! 저번주에는 우연히 타로를 보았는데, 이번 생과 이번 해는 나에게 많은 어려움과 과제가 있다는 것 같다. 나 자신, 에고의 죽음이 다가오면서 잘 이겨내야 한다. 사고도 조심해야 한다. 전체를 조망하는 노력, 기존의 나를 탈피, 패턴의 변화가 필요하단다. 너무 약해지지 말자. 외부로부터의 경고가 있을..

쓸 생각도 없는 일기를 쓴다. 별 없는 하늘을 상상한다. 오늘은 밤 하늘을 올려다보지도 않았다. 쓸쓸해. ~무늬~ 를 남기는 것 부족한 나에 대해서 생각한다. 안타까워. 아무 생각도 없고 할 일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건 오래된 경험이다. ‘행복’은 실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실재, 그것은 나의 묵은 고민거리이다. 실로 있는 것. 나는 열망하였다! 실이라고 하는 것을...! 선생님은 나에게 너의 관계는 너무 밀도가 높다고 하셨다. 모르지는 않지만 알지도 못 하겠다. 나는 밀도가 높은 것은 상호간의 관계가 아니고 일방적이며, 결국 의존하게 된다고 했다. 공감 및 동감. 남에 대한 신뢰가 불가능한 이유는 나를 불신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이야기이다. 공감 및 동감. 연습 필요? 공감 및 동감. 오랜 인연에 ..
얼마 전 오랜만에 Y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래도 이전보다는 인간을 사랑하게 된 것에 대해 고백했다. 나에 대한 실망, 좌절, 불만이 가득했지만 결국 그것은 범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 때문이었고, 인간이란 무엇이며..., 희망은 오직 인간 외의 존재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상태로는 살아갈 수가 없다, 나는 살아가기로 분명한 결심을 했었다! 그래서 인간을 조금 더 관찰하고 그들에게 흥미를 가져보고자 했다. 이해가 되지 않아, 그렇다면 조금 더 두고 보는 것이다. 왜? 라는 질문을 건전한 애정을 담아 던져보고는 하는 것이다. 간혹 인간의 귀여움이나 기특한 구석을 발견하고는 하는 것이다. 때로는 안타까운 감정도 가져본다. 인간 또한 훌륭한 생물 범위 안으로 들여오는 것이다. 아직은 나..
내일은 일찍 일어나려고 한다. 왜냐면 일을 계속 미루었기 때문이다. 낮에 목욕을 하면서 문득 생각해봤다. 일을 미루면 안 되나? 나는 일을 너무 못하기 때문에 일을 미루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다. (그렇지만 미룬다) 이번에는 포기하고 잠수를 타버리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래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그래도 해보자. 늘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지난 한 달은 너무 힘들었다. 생각하지 못 했던 긴급상황도 많았고, 아프거나 아픈 혹은 상처입거나 상처입은 존재들이 주변에 많았다. 날마다 술을 먹고 울고나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사람이 싫다, 사람이 밉다 그렇게 중얼중얼하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또 감사한 존재도 사람인 것이다. 아프거나 힘들거나 속상하거나 죽지 않았으면 한다. 대낮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