囊中之錐:낭중지추
익숙해지기
빠르게도 여름이 지나갔다. 입추를 넘기고도 한낮 더위는 여전하지만 아침 밤이면 선선하다. 매미 소리가 조금씩 옅어진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두 달이 가까워진다. 정신없던 초기에 비해서 요즘은 내 방에 가만히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없는 방은 좀 우울하다. 아직 기타를 꺼내지는 못했지만 칼도 꺼내들고 글이나 사진을 열어보기도 한다. 가을이 오면 기타를 만져볼 수 있지 않을까? 봄에 산 긴팔티를 입은 시간이 너무도 짧아서 여름내내 가을을 기다렸다. 가을 또한 짧겠지만 겨울이 있으니 괜찮다. 공기가 차가워지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어보아야 한다,고 한다. 좋은 글은 좋은 글을 통해서 온다. 여기에서 '좋은'이란 내용이라기보다는 올바른 문장,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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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6. 22:05
0809
가슴이 답답한 날들이 계속된다. 중심을 잃고, 다시 찾기가 너무 힘들다. 꿈에서는 내가 과거에 저지른 실수와 잘못, 떠나가는 이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위가 아프고, 나는 먹기를 중단했다가 재개하고, 위가 뻐근하면 잠시 먹먹한 가슴통증을 잊는다. 그럼 다시 먹기를 중단한다. 일에 집중하기 어렵고, 잠은 잘 수가 없고, 조금 울다가 이소라의 7집 앨범을 듣는다. 괜찮았다가 다시 어렵다가 그런 반복이다. 논어를 한 줄 읽고, 불경을 한 줄 읽고 그런 반복이다. 풀이나 빛이나 구름을 찍기도 한다. 찍는 것은 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아서 그것을 다시 들여다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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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9.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