囊中之錐:낭중지추
오랜만에 홍선생님의 편지를 받았다. 여러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선생님의 몸이 조금 나아져서 중단했던 모임을 재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몸이 나아지셨다는 소식은 반가웁지만, 어쩐지 반갑지 못한 모임 소식이다. 모든 소식이 반가울 수는 없겠지만 모든 것은 표면으로만 보면 반가운 소식이다. 모든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어떠한 일에 의문이 들거나 답답함이 생기면 (들다와 생기다?) 그 속을 깊이 파헤쳐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건에 대하여 그러하다. 그런 힘은 나에게 남아있지 않다. 그런 힘은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계속해서 길러내야 하는 힘이다. 길러내기 위해서는 재시작하는 모임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런 힘이 남아있지 않다. 길러내놓은 힘이 다 떨어진 것이다. 무언가를 ..
지난 한 달 동안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자리에 참석하는 일을 시작해서 정신이 많이 힘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해야 하는 일은 지시나 피드백이 부재하여 진척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형편이다. 거의 불안에 가깝다. '알아서 잘' 하는 일이 없다. 지난 월요일에는 잔여백신으로 2차 접종을 했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두통에 아주 어질어질했다. 두통은 자주 오지만 주로 편두통(거의 체해서)이고 한쪽 구석이 쨍하게 아픈 편인데 이번에는 온몸이 저릿저릿하면서 머리통 전체가 딩~ 울리는 식이었다. 계속 누워있다가 수요일 오후부터 움직여보았는데 움직이면 다시 열이 오르면서 어질어질했다. 어제는 운전도 안 했는데 저녁이 되니 목이 쉬었다. 백신과 열심히 싸우는 내 기특한 세포들에게 감동했다. 한 주 정도는 소화가 ..
오늘 신앙론 읽은 부분만이 아니라 요 몇 주 동안 시대적 상황이라든지 성서조선 폐간 즈음하여 글의 맛이 다름을 느낀다. 김선생님은 모르는 그 뒷 이야기를 나는 알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난주에는 생명수 6월호를 다운받으려 하는데 아직도 9월호가 올라오지 않아서 (지금은 올라왔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요 몇 달 동안 오탈자도 많고 편집에 실수가 왕왕 발견되었다. 연초에 吉村선생님이 몸이 안 좋았던 소식을 늦게나마 접하고 자꾸만 그런 것들이 신경쓰인다. 정확한 병명은 알 수가 없지만. 또 전번에는 도서관 입구에서 홍선생님을 마주치고 인사 나누었다.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서 출입문을 잡고 신발을 갈아신는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그렇다면 천천히 신어야겠다'고 하셨고 우리는 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