囊中之錐:낭중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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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벌-꽃

ㅈㅠㄹ 2023. 4. 17. 20:32

사람은 누구나 내가 아는 것을 남도 알고 있으리라 착각하지 않을까? 그건 말할 필요도 없다. 

오랜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나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처받은 일이 있다. 생각보다 상처는 커서 큰 충격이었다.

남이 나를 몰라주는 것에 슬퍼하지 말고, 내가 남을 몰라주는 것에... 그런 말도 암만 읽어보았자 별 소용이 없다. 닥치면 말문이 막힌다.

나는 남들과 같아지려고 하는데, 남들은 나와 같지 않고 저멀리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편이다. 

얼마전에 김군이 한 말에 깊이 공감했다. 내가 부족함에 남에게 다가가기 부끄럽다. 

 

공부는 무용한 것이라고 하고 무용이 곧 용이라고 하신다. 그렇다면 무용과 용은 어떻게 다를까? 

자세히 설명해주셨지만 또 엉뚱한 곳에 방점을 찍고만다. 찍고 만다.

질문이나 대화는 어렵다. 다른 사람 또한 어려워한다. 그것을 잠시 잊고 나의 어려움을 앞세우고 있다. 부끄러운 나날...

 

새나 벌이나 꽃을 보면서 마음 속 안정을 얻는다. 그것들은 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요일 전시에서는 플라스틱의 노래를 엿보고 왔다. 

말이라는 것은 듣는 이가 있어야 존재하는 것인가 보다.

있는 것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없는 것을 욕망하는 편이다. 참 이상한 존재!

날갯짓이나 울음소리나 겨울잠이나 등의 무늬나 향기나 봉오리 모양에 귀기울인다,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원리나 진실들을 따라간다.

참 이상해. 무용은 곧 용이다.

새-벌-꽃을 모르는 사람은 알 수가 없다, 무용이 곧 용인 것을!

 

노자가 말하는 도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세상의 법칙이라고 한다. 도를 아십니까?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안다. 강과 바다는 백곡의 왕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아래에서 모인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지난주에는 하나님이 유일신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질문아닌 질문을 했다. 

유일신은 법칙인가? 유일신이 아닌 것이 법칙인가? 믿고자 하면 믿을 수 있는 것인가? 仁, 道, 信 ?

또 엉뚱한 곳에 방점을 찍고 만다.

오늘 수업 중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눈 결정은 왜 육각형인가?'에 대한 연구결과 공유였다. 엉뚱한 방점?

지난 전시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에는 먼젓번 전시장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도 있다. 엉뚱한 방점?

쌍살벌에 에프킬라를 뿌리면 죽어가면서 좌절할까? 분노할까? 엉뚱한 방점...?

아무튼 4월은 우울한 달이므로 우울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