囊中之錐:낭중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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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맞이 정신차리기

ㅈㅠㄹ 2022. 8. 7. 23:22

내일은 일찍 일어나려고 한다. 왜냐면 일을 계속 미루었기 때문이다. 낮에 목욕을 하면서 문득 생각해봤다. 

일을 미루면 안 되나?

나는 일을 너무 못하기 때문에 일을 미루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다. (그렇지만 미룬다) 이번에는 포기하고 잠수를 타버리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래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그래도 해보자.

늘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지난 한 달은 너무 힘들었다. 생각하지 못 했던 긴급상황도 많았고, 아프거나 아픈 혹은 상처입거나 상처입은 존재들이 주변에 많았다. 날마다 술을 먹고 울고나야 잠에 들 수 있었다. 

사람이 싫다, 사람이 밉다 그렇게 중얼중얼하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또 감사한 존재도 사람인 것이다. 아프거나 힘들거나 속상하거나 죽지 않았으면 한다. 대낮에도 눈물이 나는 날이 많았다. 평소에는 나를 향한 가여움과 우울이 많은데, 최근에는 주변을 향한 가여움과 우울이 많았다. 그런 차이가 있었던 듯 하다. 나는 힘들어도 그래도 주변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늘도 혼자 남산을 30분 정도 걸었다. 사실은 동해 바다가 가고 싶었지만 운전하기에는 힘이 들어서 포기하고 산책을 했다. 올라갈 때에 이름 모를 생물이 너무 많아서 혼자 열이 났다. 내가 생물조사를 할 자격은 되는 걸까? 왜 선생님도 없이 이런 일을 벌였을까? 그래도 내려올 때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물리적인 바람으로 속에 난 열을 식혔다. 웃기는 일이다. 

어제 오늘 누룽지와 놀아주러 다녀왔다. 자기만족일지라도 누룽지가 기운을 좀 차린 것 같다. 기특하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 땅이가 풀이 죽었다. 이것도 내 착각일 수 있지만 또 그게 마음 불편했다. 그래도 자주 놀러와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쁘다. 새로 산 습식사료는 인기가 없었다. 열 캔이나 샀는데. 그래도 식욕은 있다, 그것이 다행이다. 

힘들고 어려운 속에 다행이다, 싶은 일들이 있다. 그것이 다행이다. 다행은 幸이 多한 것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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