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고 답답한 나날
세상 돌아가는 일에 퍽 관심없는 나지만
요즘은 불편하고 답답한 일들이 참 많다.
사람 사이의 문제는 그들 당사자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피해자가 피해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할 때에 도망을 치다니?
남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고, 자신의 업적에 오점을 남기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황당하고 비겁하다.
젊은작가상 수상작에 대해서도 불쾌함이 가득하다.
김봉곤 작가의 <그런 생활>은 때마침 읽다가 멈추어 있는 구간이다.
소설을 잘 몰라서인지, 내용을 잘 이해할 수가 없고
읽기에 진전이 없어서 다음 작품을 펴두었다.
나는 <그런 생활>을 읽기 위해 여러 번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런데 이런 사태가 일어나다니...
앞으로 김봉곤 작가와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은 어떻게 될지?
문학작품을 돈주고 사 읽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모르기도 너무 모른 듯하다...
나야 한번 빡치고 나면 그만이겠지만.
요즘은 유튜브를 프리미엄으로 결제해서 하루종일 보고 있다.
낮에는 비긴어게인 재생목록이나 클래식음악을 틀어놓고
밤이나 주말에는 하루종일 쓸데없이 웃기는 영상, 무한도전, 문명특급, 동물 채널을 본다.
일터에서 삶터에서 복잡한 일을 겪고 열심히 토론하고 나면
집에 와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실없이 웃고만 싶다.
이런 시대에 공중파 예능이나 개그 프로그램이 죽어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뉴미디어를 노린 활동 포함해서)
무한도전 영상 클립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에 위로를 받는다.
*
어제 생명수 읽기 모임에서 읽은 <춘계 시코쿠 성서집회 소감문> 중에서
어떤 분이 우치무라 간조가 관동대지진 후에 남긴 문장을 인용하셨는데
그 내용이 마음에 남아서 적어둔다.
「天災は読んで字の通り天災であろう。すなわち天然的現象であろう、地震は地層の波動であろう、噴火は地熱の放発であすう、これに何にも怪しむべき所はあるまい、天災に意志もなく道理もあるまい、従ってこれは神の刑罰ではあるまい。
しかしながら神は無意識の天災を刑罰の道具として使ひ給う。天災が悪人の上に墜ちきたれば、これ即ち神の刑罰である、悪人は既に神にのろわれたる者であるから、天災はその呪いを実にする、しかり、天災そのものは刑罰ではあるまい、しかし、悪人がこれに遭遇すれば天災は確かに天罰である。
しからば義人がこれに遭遇すればいかにと問う人もあろう。しかり、義人がこれに遭遇すれば天災は天罰ではなくして善き試練である。(内村鑑三, 「天災と天罰」 一九○六年)」